카테고리 없음

화분 하나에 마음을 담았어요 – 노년 건강을 위한 원예치료의 힘

only-one1004 2025. 4. 24. 18:19

노인분들이 모여서 원예활동을 하고 있다
노인분들이 모여서 원예활동을 하고 있다

1. 씨앗 심기부터 웃음이 피어납니다

“흙 만지는 게 이렇게 재밌는 일이었나 싶었다. 괜히 웃음이 난다.”

처음 원예치료에 참여한 김순자 어르신(78세)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서울 은평구의 한 노인복지관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원예치료 수업이 열립니다.
테이블 위에는 화분, 씨앗, 작은 삽, 그리고 알록달록한 꽃들이 놓여 있습니다.
참여한 어르신들은 처음엔 어색해하다가, 어느 순간 진지하게 흙을 고르고 꽃을 심습니다.

‘그저 취미 활동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활동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엄청나게 큽니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원예활동은 손끝을 자극하며 뇌의 전두엽을 활성화시키고, 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stre스를 낮추며 우울감 완화에 도움을 줍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노인정신의학과 교수는 “정기적인 원예활동은 인지기능 유지뿐 아니라, 노년기 우울감과 외로움을 크게 완화시킨다”고 밝혔습니다.

어르신들이 식물을 키우며 자신이 다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 감정이 바로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지고, 삶의 질이 높아집니다.

작은 씨앗 하나를 심고, 그걸 매일 들여다보면서 생기는 기대감, 설렘…
그런 감정들이 몸과 마음 모두를 움직이고 건강하게 만듭니다.
“그냥 화분 하나 심었을 뿐인데, 나에게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하루하루가 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2. 꽃과 흙은 말없이 마음을 받아줍니다

“나는 말주변도 없고, 친구도 별로 없다. 근데 이 꽃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위로해준다.”
이 말이 정말 마음을 울립니다.

복지관 원예치료 현장에 가보면, 수업 시작 전엔 조용했던 어르신들이 꽃을 만지며 이야기를 조금씩 나눕니다.
“이건 우리 엄마가 좋아하던 꽃인데…”, “예전에 시골 앞마당에 이 꽃 심어놨었는데 말이야.”

꽃 한 송이가 기억을 불러오고, 이야기를 만들고, 웃음꽃을 피우고, 마음을 열게 합니다.
처음 원예치료에 참여한 한 남자 어르신은 “난 농사만 지었지, 꽃을 이렇게 예쁘게 심어본 건 처음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근데 수업 끝나고는 “다음 주에는 어떤 꽃 심어요?” 하고 먼저 물어보며 열정을 보여주셨습니다.

꽃을 가꾸는 과정은 의외로 섬세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던 한 어르신의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원예치료를 6개월간 꾸준히 하면서 시간 개념, 공간 인지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감정 표현도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합니다.
꽃을 심고, 잎을 닦고, 마를까 봐 물을 주고…
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어르신들은 ‘내가 아직 누군가를 돌보고 있다’는 감각을 다시 갖게 됩니다.
그게 바로 마음을 살리는 힘이 됩니다.

3. 내 손으로 가꾸는 삶, 그게 자존감입니다

“누가 돌봐주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뭔가를 키운다는 게 이렇게 뿌듯한 일이었나?”
어느 날 화분에 꽃이 활짝 피었을 때 어르신이 하신 말씀입니다.

원예치료는 단지 식물을 키우는 게 아니라 노년의 삶을 다시 ‘주체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기회가 됩니다.
매주 물을 주고, 잎을 닦아주고, 흙을 갈아주는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은 생활의 리듬을 회복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요즘엔 디지털 원예치료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영상으로 함께 화분 만들기를 하거나, 가정에서 키운 식물 사진을 복지관 SNS에 올리며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기도 합니다.
화분에 이름표를 붙이고, “이번엔 채소 키워볼까요?” “다육식물 어때요?” 이런 식으로 점점 확장됩니다.

추가로, 원예치료는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어르신들이 자신이 키운 식물을 이웃이나 가족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깊어집니다.
이런 작은 교류가 외로움을 줄이고, 삶에 활력을 더해줍니다.

🍀 꽃은 조용히, 확실하게 우리를 살려줍니다

원예치료는 몸을 고치기 위한 활동이 아닙니다.
그보단 마음을 돌보는, 아주 조용하고 따뜻한 손길입니다.

흙에 손을 넣고, 꽃을 심고, 물을 주고, 기다리는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에도 무언가가 자라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도 날 기다리지 않는 것 같을 때, 화분 하나라도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면 그 하루는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나는 아직도 무언가를 키우고 있다.”
이 감정 하나면, 노년의 하루가 훨씬 더 환하게 피어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계속 느끼게 됩니다.
노인이 되어 무엇을 하든 계속해서 조금씩 움직이는 움직임 자체가 건강을 지켜주고, 정신적으로도 무언가를 의지하고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어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만듭니다.
우리도 가만히 있지 말고 무엇이라도 하며 조금씩 움직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 작은 움직임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듭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