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어떻게 살아갈지는 선택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상황의 결과일까요?
어떤 분은 이른 아침부터 걷고, 모임에도 참여하며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어떤 분은 집 안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내십니다.
두 모습은 서로 너무 달라 보이지만, 각각의 방식 안에는 나름의 의미와 장점이 숨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활동적인 노인과 정적인 노인의 하루를 비교하며, 각각의 일상 속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활동적인 노인의 하루 – 몸과 마음이 함께 살아나는 시간
이른 아침, 아파트 단지 뒷길을 따라 걷는 노인들의 모습은 도시의 하루를 여는 풍경 중 하나입니다.
김 어르신(76세)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두꺼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섭니다.
동네 공원을 두 바퀴 걷고, 벤치에서 스트레칭을 한 후에는 마을복지센터에서 열리는 실버 요가 수업에 참여하십니다.
“몸을 움직이면 머리도 맑아지고, 기분이 이상하게 가벼워져요.”
그 말처럼 김 어르신은 움직임을 통해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 갑니다.
오후엔 동년배들과 함께 하는 탁구 모임이나 등산, 게이트볼 경기에 참여하고, 주말엔 손주들과 자전거를 타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적인 삶은 체력 유지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무릎이나 허리 통증이 생기기도 하고, ‘하루쯤은 그냥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만히 누워 있는 것보단 나아요. 내가 나이 먹은 걸 잊게 되니까요.”
김 어르신은 웃으며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정적인 노인의 하루 – 조용한 반복 속의 안정감
박 여사님(80세)은 하루 대부분을 집 안에서 보내십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신문을 읽고, 천천히 아침 식사를 준비하십니다.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간단한 반찬을 만들고 식물에 물을 주며 시간을 보내십니다.
“내가 급할 게 뭐 있어요. 천천히, 조용하게 보내는 하루도 괜찮아요.”
점심 후엔 오래된 시집을 읽거나 손바느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가끔 손주에게 쓸 편지를 쓰기도 합니다.
TV도 보고, 창밖 풍경을 가만히 보는 것도 그녀에겐 하루의 일부입니다.
정적인 일상의 장점은 신체 피로도가 적고, 심리적으로 차분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박 여사님도 요즘엔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고 계십니다.
“하루에 한 번은 밖에 나가보려고 해요. 햇볕을 안 보면 기운이 좀 빠지더라고요.”
그래서 주 2회는 동네 작은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사람 구경을 하고, 주말엔 복지센터 수채화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십니다.
“가끔 사람들 만나면 기분이 좀 달라져요. 괜찮아요, 이런 생활도.”
내가 선택하는 나의 하루 – 중간 어딘가의 균형
사실 ‘활동적’이냐 ‘정적’이냐는 구분은 흑백처럼 나뉘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활동적인 면과 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고, 그 비율이 다를 뿐입니다.
어떤 날은 움직이고 싶고, 또 어떤 날은 조용히 있고 싶기도 합니다.
노년에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상태를 아는 것’입니다.
몸이 아픈 날 무리하지 않고, 기분이 가라앉을 땐 가까운 지인에게 전화 한 통 걸 수 있는 여유.
산책은 단 10분이라도 괜찮고,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라도 마음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억지로 어떤 삶을 따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편안한 속도로 하루를 살아가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활동하든, 쉬든, 나를 알아봐주는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훨씬 더 빛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노년의 하루는 ‘나다운 하루’입니다.
결론
활동적인 노인의 하루, 정적인 노인의 하루.
겉모습은 다르지만, 그 안에는 모두 ‘좋은 하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조절하는 일상.
거기엔 건강도, 관계도, 마음의 평화도 담길 수 있습니다.
무엇이 더 좋다고 단정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떤 색깔이었습니까?